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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의 꿈이 담겨 있는 내 방이며, 시험공부하다 엎드려 자던 내 책상이며, 대학교 때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으로 산 내 컴퓨터가 모두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남의 건물 4층 그 비좁은 방구석에 아버지와 어머니만 덩그러니 남겨놓고 저는 서울에 있는 친구 하숙집으로 달아났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 뇌리에 남아있던 기억은 ‘우리집은 없어졌는데 어떻게 저 사람 집은 멀쩡하게 남아 있는가?’였습니다. 그 의문은 그 후로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깨닫게 됐습니다. 바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멍청하게 굴면 당하는구나. 내가 당하지 않으려면 배워서 알아야 하는 구나!’ 하는 뒤늦은 깨달음입니다. 학교 공부만이 공부가 아니라 세상 살아가는 법도 배워야 한다는 걸 군대 제대하고 세상에 첫발을 내딛으면서 호되게 경험한 거죠. 서울의 친구 집에 머물면서 한 가지 생각만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_<27쪽>에서 새로 산 아파트 잔금 맞추느라 머리가 셌고, 희숙이는 인테리어 하느라 바쁩니다. 각 방에 바를 도배지며 화장실 변기, 세면대, 타일을 고르고, 페인트 색상 고르고, 싱크대 고르고, 아트월 고르고, 각각의 작업별로 일정 맞추고, 무지하게 바쁩니다. 그래도 힘든 줄 모르고 재미있다고 합니다. 군대 제대 후 사회에 무일푼으로 던져진 저는, 희숙이를 만나서 결혼한 지 7년여 만에 비싸다는 분당에 38평 아파트를 장만해서 혼자되신 어머니까지 모실 수 있게 됐습니다. 제가 비록 100억, 200억씩 벌어들일 재주는 없지만 1,000만 원, 2,000만 원 아끼고 모으고 조금씩 불려서 가족과 함께 두 발 뻗고 누울 집을 마련한 재주는 있습니다. _<44쪽>에서 순서가 빠른 건 뭐든 좋은 거니까 일단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책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 하니까 9시 반에 셔터 열자마자 법정에 들어가서 물건명세서인지 뭔지를 구경했습니다. 벽에 붙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확인한 것보다 더 간단했습니다. 개요 정도만 쓰여 있는 겁니다. ‘이상하다. 책에서 읽을 때 느낌은 이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뭔가 대단한 자료를 열람하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다시 내 차로 와 있다가 10시 반이 다 되어서 법정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사이 사람들이 군데군데 앉아 있었습니다. 나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누가 들어와서 벽에 화이트보드를 걸어놓는데, 보니까 오늘 취하된 경매사건 번호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_<52쪽>에서 애기 엄마들도 경매장 찾아다니며 재테크에 신경 쓰는데, 나는 그동안 뭐했나 하는 반성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애기 엄마들이 다 50개짜리 이 물건에 한 명씩 입찰을 했더군요. 물론 애기 엄마들이 50명이나 된다는 얘기는 아니고, 대충 대여섯 명 되는 것 같았습니다. 아파트인지 다세대 연립인지는 모르겠지만, 건설업자가 건물 짓고 부도가 난 모양인지 최저가가 대충 5,000~6,000만 원 사이였고, 임차인도 다 있고, 전세금은 3,000~4,000만 원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 임차인들이 모조리 후순위였습니다. 그 애기 엄마들은 그 물건의 임차인들이었습니다. 집이 경매로 넘어가 버리면 전세금 날릴 판이라 자기가 입찰해서 낙찰 받으려고 나온 거지요. 그 애기 엄마들 외에 그 물건 임차인들이 다들 입찰하러 나왔던 모양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경매 법정이 더 붐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_<61쪽>에서 제가 경매 공부한답시고 이것저것 보는 와중에 그중 [공유자우선매수청구권]이란 항목도 보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린지 도통 모르겠더라고요. 처음 읽을 때 눈으로는 읽는데 머리에는 안 들어오고, 참 갑갑했습니다. 여러 번 읽어보니, 머리에 겨우 들어오긴 했습니다. 그러나 그뿐, [공유자우선매수청구권]은 전혀 개념이 안 잡혀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번 경매 법정에서 바로 그 현장을 보고 나니까 ‘아하! 이런 거였구나, 공유자우선매수청구권이란 게’ 진짜 몸으로 체득했습니다. 이후에 경매 사례에 관한 글들 중에서 ‘공유지분이 있는 경우’에 대한 글을 읽어보니까 무슨 소리하는 건지 팍팍 느낌이 와 닿는 거 있죠! ‘응찰자가 공유자의 가격 결정에 들러리섰다’는 게 무슨 뜻인 지 그대로 눈앞에서 펼쳐졌던 거죠. 실습과 참관, 경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낀 경우였습니다. _<88쪽>에서 모든 투자는 수익률이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되는데요, 워런 버핏이 말했죠? ‘연 20% 수익률만 꾸준히 올리면 갑부가 된다’고요. 내가 써먹던 어떤 툴이 현 상황에 맞지 않아서 수익률이 저조해진 다 싶으면 또 다른 툴을 찾아 나서고, 그것도 약발이 다했다 싶으면 또 찾고, 그러다 보면 예전에 써먹던 툴이 다시 유용하게 쓰이는 상황이 도래하기도 합니다. 12가지 재주 가진 놈이 너무 잔머리를 굴리다 보면 저녁거리도 해결 못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 우물만 파라’는 말도 있긴 한데, 또 한 우물만 죽어라 파다가 진짜 목말라 죽을 수도 있으니까, 토끼처럼 굴 세 개 정도는 파 놓는 대비책을 마련하자는 거죠. _<139쪽>에서 앞집 아줌마랑 얘기하는 동안 유치원생 같은 꼬마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더니 그 집으로 들어가네요. “엄마~ 나 왔어”하면서요. 집에 있었던 겁니다. 다시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이번에는 안에서 “누구세요?”하는 소리가 들리네요. 낙찰자라고 하니까 문을 열어 줍니다. 일단 찾아온 이유를 쭉 얘기하니까 집을 비워줘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일단 지금 집에 신랑이 없으니까 돌아오면 상의 좀 하고 다시 연락하겠다기에 명함(명도할 때 쓰는 명도용 명함)을 주고 돌아섰습니다. 이 아파트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우리 가족이나 다름없는 처가댁 식구들이 입주할 집이니까 명도를 신경 써서 할 생각이었습니다. 절대로 악한 소리 나오지 않게, 이사 내보낼 때 집 안에 나쁜 기운이 전혀 없게 그렇게 내보낼 생각을 하고, 이사 비용도 인심 팍팍 써서 200만 원까지 주자고 생각을 했죠. 집주인 여자랑 얘기할 때 집안을 얼핏 보니까 잘 꾸며 놨더라고요. 거실도 확장했고 원목 마루에 기둥 벽체 몰딩도 원목으로 하고요. 이런 경우를 경매 로또라고 하죠. _<174쪽>에서 공부에는 정도가 없다고 하죠? 마찬가지로 경매도 다른 지름길이 없습니다. 오로지 꾸준한 입찰만이 있을 뿐입니다. 숱하게 떨어지지만, 그래도 꿋꿋이 수익이 나는 가격으로 입찰해서, 결국 낙찰을 받고, 처분해서 수익을 누립니다. 그러기까지 아주 오랜 세월(최소 반년 이상)이 걸립니다. 그리고 아주 여러 번, 어림잡아 열대여섯 번은 떨어집니다. 행운도 물론 따라줘야 합니다. 내가 들어간 물건에 웬일로 사람이 적게 들어오는 행운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행운도 꾸준히 입찰하는 사람에게만 찾아옵니다. _<207쪽>에서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앞에 놓여 있는 뻔한 진로입니다. 아무것도 안하면 정해진 길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언젠간 회사를 그만두게 되고, 결국은 자영업으로 대표되는 치킨집으로 귀결됩니다. 이는 노후 대비가 안 되어 있는 현재 대한민국 직장인의 처지를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매를 배우겠다고 안정일 씨의 카페를 찾은 이들은 그 뻔한 경로에서 살짝 벗어났다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큰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살짝 벗어난 것에 불과하지만, 나중에는 큰 차이를 나게 합니다. “저도 처음 경매를 배울 때는 인생이 확 바뀔 것 같은 기대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직장을 다니면서 경매를 하니까 몸은 더 힘들더라고요. 아침 7시까지 밤새서 일을 하고 입찰을 하기 위해 경매 법정으로 갔어요. …” _<207쪽>에서 “(홈336 아카데미_000) 부동산 경매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싶어서 유튜브 등에서 경매 강의를 자주 찾아봤는데, 설마님 강의가 나와 있었어요. 다른 카페를 안 가고 이곳으로 온 이유는 카페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좋아서입니다. 여러 사람들하고도 어울릴 수 있을 것 같아서 그걸 보고 카페를 찾아서 들어왔어요. 또한 결혼을 하고 산 집이 많이 올라서 이제는 부동산에 관심을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_<271쪽>에서 “(설마) 보통 와이프랑 같이 오시면 서로 시너지 효과가 나서 좋아요. 번갈아가면서 입찰을 할 수도 있고 함께 상의할 수 있거든요. 목돈이 움직이는 재테크이기 때문에 부부가 함께 오시는 건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배우자는 수강료도 공짜입니다. ^-^” _<274쪽>에서 2억 원짜리 아파트를 사서 리모델링(비용 1억 5,000만 원 예상)을 하면 6억 원짜리 아파트가 된다는 계산이었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해 봐도 2억 원 이상 남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렇게 분당 구미동에 24평 아파트 한 채를 2억 원에 사놓고, 그 당시 참여하던 경매투자자 모임에 나가서 그 얘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모임에서 10명이 산 것과 비슷한 아파트를 매입했습니다. “제가 2억 원에 사고, 제 뒤를 이어서 2억 500만 원, 2억 1,000만 원, 2억 1,500만 원 이렇게 계속 사는 거예요. 더 이상 사지 말라고 했죠. 너무 많이 오른 거 같다고요. 그리고 한 달 후, 잔금을 치르는 데, 그 한 달 사이에 아파트 가격이 3억 원이 된 거예요. 제가 사고도 믿기지가 않았어요.” 그때 같이 샀던 10명 중에 7명이 해약을 당했습니다. _<286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