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젊을 때 발생한 치매 환자 대다수는 그 진행이 빠르긴 합니다만 65세 이상 노인성 치매(지금은 65세도 젊어서 현실적으로는 80세 이상)의 경우는 드라마처럼 ‘극적’으로 진행하지 않습니다. ‘젊은 사람’의 치매와 ‘노인성’ 치매는 전문의가 봐도 전혀 다른 병으로 생각할 정도로 진행 속도가 틀립니다. 대부분의 노인성 치매는 발생 후 서서히 진행되며—개인차가 큰 병이라 물론 빠른 경우도 있습니다만—평균적으로는 10년 정도 걸쳐서 진행된 후 임종을 맞이하게 됩니다. 사실 성인의 뇌는 치매 증상이 발생하기 훨씬 전인 30대에 위축이 시작되고 40대에 가서는 인지 기능 저하와 나쁜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기 시작합니다. 치매 환자의 6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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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는 알츠하이머병 같은 질병이 원인이 되어 생긴 뇌의 ‘변성(變性)’에 의해 일어나는데, 지금의 의학으로는 그런 ‘변성’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전문적으로 표현하자면 뇌의 변성이란 ‘신경 세포가 감소하는 것’ ‘대뇌가 위축하는 것’ ‘신경 전달 물질이 감소하는 것’ ‘신경 세포 내 신경 원섬유(神經原纖維) 변화가 발생’하는 것 등을 말합니다. 이들 변성은 현대 의학으로는 약으로 그 진행을 다소 늦출 수는 있어도 근본적으로는 발생을 막거나, 원래의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치매의 완치는 어렵지만, 진행은 늦출 수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약도 어느 정도 도움은 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할 수 있는 것을 중단하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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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이 질문에 ‘나이’로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1942년생입니다”라며 생년(生年)으로 대답하기도 하고 “1943년에 태어났으니까. 몇 살이 된 건가”라며 말머리를 돌리기도 하며 따라온 가족에게 “이봐, 내가 몇 살이 됐지?”라고 묻기도 합니다. 치매가 상당히 의심되는 사람이 ‘나이’를 대답하지 못하는 것은 그것이 매년 바뀌는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치매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예전부터 깊게 새겨진 기억인 ‘생년월일’은 대답할 수 있어도 1년에 하나씩 많아지는 ‘나이’는 대답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필자가 ‘생년월일’이 아니라 ‘나이’를 물어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나이’에 이어서 진료 당일의 ‘날짜’와 ‘요일’을 물어보는데요. 이것도 치매 판정을 위한 기본 질문으로 그날이 몇 월 며칠인지 정확히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대체로 치매가 아니지만 “매일이 일요일 같아서”라는 뚱하며 대충 얼버무려 넘어가려는 사람은 치매가 의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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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발생의 약 60%는 알츠하이머병을 원인으로 합니다. ‘알츠하이머병’은 병명이고 이로 인한 증상을 ‘알츠하이머형 치매’라고 합니다. ‘알츠하이머’는 원래 독일 정신과 의사의 이름입니다. 1906년 기억 장애와 행동 장애를 가지고 사망한 56세 여성의 증례 보고를 했던, 알로이스 알츠하이머(Alois Alzheimer) 박사의 이름을 따라 붙여졌습니다. 이 여성은 56세에 사망했지만, 증상 발생은 40대로 젊을 때 발생한 알츠하이머였는데, 불행하게도 이것이 최초 보고이다 보니 알츠하이머병은 “몇 년 사이에 가족도 몰라보게 되는 몹쓸 병”이라는 인상을 전 세계에 퍼뜨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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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고령의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경우 치매 진단 받은 후에 ‘집수리’를 서두르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인데요. 계단에 손잡이를 다는 것 정도는 안전상 괜찮겠지만, 대규모 수리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만일 집수리로 화장실 위치가 바뀌면 오히려 대소변 ‘실금(失禁)’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치매 환자는 머릿속에 ‘지도’를 그리는 것이 서툴러서 장소가 바뀌면 화장실 위치를 알 수 없게 되고 맙니다. 집수리를 하지 않더라도 대소변 실금이 있을 때는 집안에서 ‘길을 잃었을 가능성’이 있으니 화장실 문에 ‘화장실’이라고 크게 써붙여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부엌을 수리할 경우 가급적 불꽃이 나지 않는 전자조리기(IH: induction heater)로 하는 것이 좋겠지만, 치매 발생 후에 전자조리기(IH)로 바꾸는 것은 생각해봐야 합니다.
_67쪽에서

치매가 되면 예전에 비해 여러 가지 부족한 증상들이 나타나지만, 뇌에는 아직 남아 있는 기능들이 있습니다. 건강할 때만큼의 기억력이나 지적 능력은 바랄 수 없지만, 그때까지 몸에 익힌 능력과 기술(절차 기억)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도 가족들이 그렇게 남아 있는 기능을 사용할 기회를 빼앗아 버리면 증상 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맙니다. 이는 치매 환자에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고령자가 뇌를 쓰지 않으면 치매가 발생하지 않아도 치매와 유사한 증상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의 뇌를 MRI로 검사해 보면 병적 변화 없이 노화에 의해 뇌가 약간 위축되어 있을 뿐인데도 치매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뇌를 사용하면 치매가 되지 않는다”라는 것은 아니지만 뇌를 쓰지 않으면 “치매가 아닌데도 치매 같은 증상이 나온다”라는 것입니다.
_72쪽에서

그러면 이야기를 확대하여 ‘주변 증상’으로 옮겨 보겠습니다. 이는 이름 그대로 핵심 증상에 수반하는 ‘주변적 증상’으로 배회하거나 대소변 실금 등 가족들을 힘들게 하는 ‘문제 행동’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최근에는 BPSD(치매의 행동심리 증상)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강조해두고 싶은 것은 핵심 증상 자체의 치료는 힘들어도 ‘주변 증상’은 가족과 의사가 적절히 대응한다면 치료될 가능성이 꽤 높다는 것입니다. 즉, 적절한 약을 복용하고 주위 사람들이 잘 대해줘서 정신적 불안을 없애준다면 ‘문제 행동’은 치료될 수 있습니다. 주변 증상은 ‘행동 증상’과 ‘심리 증상’으로 다시 나누어지는데, 가족을 힘들게 하는 문제 행동은 대체로 ‘행동 증상’에 포함됩니다.
_86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