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열에서는 수학이 우수한 학생이 논술로 선발되는 경우가 많다. 수학적 사고력이 뛰어난 학생은 대학 학업을 충실히 따라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상위권 대학의 면접 역시 결국 국어, 영어, 수학 기반의 사고력을 갖춘 학생들이 당당하게 대응할 수 있다. 결국 ‘국영수’는 모든 전형의 공통 기반이 된다. 한 영역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입시는 흔들린다. 낮은 점수 하나가 전체 전략을 바꾸고, 대학 레벨을 낮춰야 하는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반대로 ‘국영수’의 기반이 탄탄한 학생은 수시의 학종뿐 아니라 논술이나 면접, 최종 정시에서 어느 길로 가도 흔들리지 않는다.
_24쪽 중에서

과학고·영재고 입시에서는 부분적인 선행이나 요령만으로는 합격에 한계가 있다. 체계적이고 완성도 높은 선행학습이 합격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높여준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선행이 단순한 선택이 아니
라, 경쟁의 출발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설령 최종적으로 과학고나 영재고에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축적한 학습량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고등학교 3학년 과정까지 이어지는 수학 학습을 중학교 시기에 경험한 학생들은 일반고에 진학하더라도 학업을 이수하는 속도와 이해의 깊이에서 뚜렷한 우위를 보인다. 이는 곧 전교 등수 확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반고에서 전교 1~3등 수준의 성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면, ‘지역균형전형’을 통해 서울대나 연세대·고려대에 별 어려움 없이 진학할 수 있고, 학업역량을 기반으로 한 일반전형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결국 과학고·영재고 준비 과정에서 쌓은 선행학습과 학습 밀도는, 어느 진로로 가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실력의 토대가 된다.
_29쪽 중에서

이러한 변화는 학생들에게 결코 가벼운 요구가 아니다. 이제 과목 선택은 단순한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입시 경쟁력과 직결되는 전략적 판단이 되었다. 한 번 선택한 이수 과목은 학생부 전반에 흔적으로 남고, 이후의 학업 흐름과 평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학생은 과목 선택 단계부터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선택한 과목을 듣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대학은 해당 과목을 통해 얼마나 깊이 있게 탐구했는지, 수업과 수행평가 과정에서 어떤 학습 태도와 사고력을 보여주었는지를 함께 살핀다. 이는 표면적인 성취보다 심도 있는 학습과 지속적인 탐구를 요구하는 구조이며, 결과적으로 학생들에게는 이전보다 훨씬 큰 학업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_60쪽 중에서

여기에 1학기 단위로 과목이 종료되는 구조까지 더해진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하다. 학생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그 많은 과목에서 모두 상위 10%를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과목 수는 늘어나고, 평가 기회는 늘어나고, 수강 인원은 과목마다 들쭉날쭉하며, 학생마다 다른 과목 조합을 선택한다. 즉, 1등급은 명목상 10%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좁은 문이 된다. 특히 2·3학년의 일반선택·진로선택 과목은 난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2028 교육과정에서는 2·3학년 때 학생의 관심 분야에 맞춘 일반선택과 진로선택 과목이 대폭 확대된다. 문제는 이 과목들이 단순한 선택과목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과목들은 학교, 교사 그리고 학생의 조합에 따라 난도 편차가 크다. 특정 과목은 상위권 학생이 몰릴 가능성이 높고, 게다가 과제 탐구 기반의 평가의 비중이 커진다. 그렇기에 평균점수가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제로 이 과목들에서 꾸준히 1등급을 유지하는 학생은 매우 희소해진다.
_83쪽 중에서

입시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대학이 원하는 학생은 열심히 한 학생이 아니라, 높은 수준의 성취를 만들어낸 학생이다. 탐구보고서는 깊이가 있어야 하고, 발표를 하는데 있어서 명확한 논리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실험을 실행하여 결과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하고, 진로 방향성과 맞닿은 확장된 탐구 경험을 보여야 한다. 이 모든 요소가 학생부 세특에 선명하게 기록될 때, 대학은 학생의 미래의 학업 역량에 확신을 가진다.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승부를 가르는 단 하나의 기준은 얼마나 많이 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있게 했는가이다. 2028 학종은 표면적으로는 간소화된 전형처럼 보이지만, 실제 평가의 본질은 더욱 정교해졌다. 기초 학업역량을 바탕으로 진로와 연결된 심화탐구를 지속하며, 그 결과를 풍부하게 기록하는 학생만이 상위권 대학에서 주목받을 수 있다.
_150쪽 중에서

오히려 수능에서의 경쟁력이 더두드러지는 학생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제도상으로는 단위 학교가 수능 중심 수업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수능이 여전히 존재하고, 상위권 대학일수록 학종에서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기 때문에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학생은 진로를 바탕으로 선택한 과목에 집중해야 하지만, 동시에 대학 진학을 고려하면 수능에서 손을 놓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딜레마가 발생한다. 사실 모든 학생이 학종에 적합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능 준비를 병행할 수밖에 없고, 학종 지원자가 몰릴수록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학종에서의 실패 가능성을 대비해 수능을 통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_179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