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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노후’를 시작할 때 알아두어야 할 것들 중에 “고독에 강해져야 한다” ‘고독’이라는 말에는 어쩐지 두렵고 힘들고 쓸쓸한 이미지가 늘 따라 다닌다. 절망감, 비장감마저 느껴진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고독=공포, 고요하고 쓸쓸함’이라는 이미지는 고독이 뭔지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감정일 뿐이다. 속담에 ‘유령의 정체는 시들은 억새꽃’이라는 말이 있다. 억새꽃이란 참억새의 이삭 부분을 말하는데 ‘한밤중에 유령인 줄 알고 부들부들 떨었더니 자세히 보니 시들은 억새꽃이었다’라는 의미다. 고독도 이와 마찬가지다. 고독한 생활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 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으니 이미지만으로 무섭고 괴로운 것이라고 확신해 버린다. 그러나 실제로 고독한 생활을 시작해 보면, 가족과 함께 지내왔던 지금까지의 생활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굳이 다른 점을 찾는다면 생활에 자유가 많아진다는 정도라고 할까? 물리적인 공간도 늘어나서 혼자 살기 시작하는 초반에는 쓸쓸함을 느낄지 몰라도 이내 익숙해져 아무렇지도 않게 된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손자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적들의 실력과 상황을 잘 파악하고 스스로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고 있으면 몇 번을 싸워도 이길 수 있다’라는 의미다. 여기서 ‘적’을 ‘고독’으로 바꾸면 고독에 대한 금언이 된다. 고독, 잘 파악해 두면 ‘두려워할 것 하나도 없다.’ 시니어의 교제에는 독특한 요령이 있다 “왕년에 내가 말이야…” 꼴불견 중에 꼴불견 지역 활동과 취미 모임 등에 참가하면 여러 종류의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거기서 좋은 만남이 생기기도 하지만 앞으로 함께 즐겁게 지낼 수 있을지 여부는 사실상 첫인상에 달려있다 하겠다. 새로 만난 사람과 친하게 되는 계기는 서로 자기소개를 할 때인데, 그때 당신이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될까? ‘대기업에서 일하다 보니 거의 유럽에서 지내야 했고요. 마지막에는 본사에서 상무이사로 근무했지요…’ 첫인상으로는 최악이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상대방은 당신을 아주 거북해 할 것이다. 사실 해야 할 이야기는 은퇴 후 홀로 살고 있는 현재의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과거에 잘 나갔던 이야기만 늘어놓으면 결코 좋은 인상을 줄 수가 없다. 더구나 옛날 직책까지 들먹이며 자랑하는 건 정말 어리석은 것이다. 스스로를 꼴사납고 비참하게 만들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동에서 혼자 살고 있는 △△라고 합니다. 예전부터 해보고 싶어서 장기(바둑) 모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장기는 서툴긴 하지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좋은 만남은 이렇게 겸손한 자기소개부터 시작한다. 기왕에 은퇴했으니 이제 생각을 고쳐먹고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무 소용없는 잘 나갔던 지난날들은 깨끗이 잊어버려야 한다. 그것이 안 되면, 어떤 모임이나 집단에 들어갈 수 없고 외톨이가 되고 만다. 지금 가진 돈으로 잘 지내자 분수에 맞게 돈을 쓰자 돈에 관한 사고방식과 사용 방법은 천차만별이다. TV, 잡지 등을 보면 호사스럽게 돈 쓰는 것을 자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돈이 없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궁핍함을 자랑하듯이 말하는 것이 요즘 꽤 보편화 되어서 ‘우리 집은 매달 가계부가 마이너스라 이제 쓰기도 싫어’ ‘가난한 사람은 아무리 쉴 새 없이 일 해봤자 조금도 살림이 나아지지 않는다’라는 말들을 종종 듣게 된다. 문제는 분수에 맞지 않게 돈을 쓰는 사람과 허세를 부리는 소비 형태다. 체면을 앞세우고, 유명인 같은 생활을 하며 잘난 체 하고픈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고령자 중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 목적으로 SNS에 지나치게 화려한 사진과 동영상을 업로드 시키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잡지나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된 가게의 한정 상품을 남들보다 먼저 구입하고 후배, 동료들에게 화끈하게 식사를 한턱내면서, 작은 우월감을 즐기는 것은 때로 괜찮지만, 그러나 ‘남들이 어떻게 봐줄까?’만을 생각하며 돈을 쓰는 것은 그다지 공감할 수 없다. 특히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면 유행이나 가격과 무관하게 자기 나름의 계획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구매하는 것이 좋겠다. 가령 세일할 때 구입한 스카프라도 센스 있게 코디만 잘하면 몇십만 원씩 하는 명품을 사는 것보다 훨씬 멋지게 보일 수 있다. 옷 잘 입는 방법과 센스를 잘 연마하면 싼 물건이라도 ‘좋은 제품’으로 보여질 수가 있으니 생활 속에 새로운 즐거움이 된다. 쓸데없이 불안해하지 말고 마음 편히 살자 푸념도 요령 있게 ‘아이고 정말 맨날 푸념만 해대서 그 노인네하고는 이제 말하기도 싫다니까.’ 고령자에 대한 비판 중 가장 많은 것이 바로 이 말이다. 인생도 이제 느지막한 황혼기, 거기다 혼자 살게 되면 마음속에 응어리들이 많이 쌓인다. 그렇다고 입에서 튀어나오는 것이 푸념뿐이라면 사람들한테 왕따 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외로움도 괴로움도 울분도 모두 꾹 참으며 가슴속에 계속 담아두기만 하면 기분은 더욱 침울해지고 우울증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마음의 울분을 무리하게 너무 억누르지 말고 때로는 누군가에게 요령껏 푸념을 냅다 던져버리고는 마음에 안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거기에는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우선 상대방을 잘 선택해야 한다. 오래된 친구처럼 나의 속마음을 잘 알고 있는 상대가 푸념을 들어주는 역할을 하면 제일 좋은데 가능하면 그중에서도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이면 더 좋겠다. 서로 처해 있는 상황이 너무 다르면 상대방도 내 기분을 받아 주기 쉽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또 한 가지 ‘답례’가 필요하다. 이번에 내가 푸념을 늘어놓았다면 다음번에는 내가 상대방의 푸념을 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물론 깔끔하게 서로의 역할을 바꿀 필요는 없지만, 일방통행식으로 나만 계속 푸념을 늘어놓고 있으면 상대방은 ‘이 양반 이제 좀 작작하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