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이 높다는 말은 심장이 내보낸 혈액에 의해 혈관벽이 지속적으로 강하게 압박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게 되면, 원래 유연했던 혈관은 이 압력을 견디기 위해 점차 딱딱해지고 그런 만큼 혈액이 지나갈 수 있는 공간도 좁아진다. 그 좁아진 통로를 혈액이 힘겹게 통과하면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은 더욱 높아지고, 그러다 혈관 손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럴 때 특히 혈류와 직접 닿는 혈관내피세포가 손상된다. 혈관내피세포가 손상되면 그 벌어진 틈을 통해 혈액 속 지질 등이 혈관의 막으로 스며들어 동맥경화가 진행된다. 2019년에 개정된 일본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 혈압을 낮추는 목표 수치인 강압 목표치가 다소 엄격해졌다. 그럼에도 ‘혈압이 다소 높아도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고혈압은 10년 후, 20년 후에 혈관사고를 일으킬 위험을 확실히 높인다.
_43쪽 중에서

그래서 돌봄이 필요해지거나 거동 불능으로 지내야 하는 기간도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3년 정도 더 길다. 물론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지만, 돌봄이 필요한 상태라 해도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건 아니므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서 스스로 불행해졌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다. 요양 등급에는 5단계가 있는데, 가장 중증도인 ‘요개호5’는 침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 거의 누워 지내야 하므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으면 식사와 배변 등의 일상생활이 전혀 불가능하다. 이런 현실을 마주하면 누구라도 저렇게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현재, 요지원과 요개호의 수급자는 일본 전국에서 700만 명이 넘는다. 이는 65세 이상 중에서 20%에 조금 못 미치는 인원이 수급자라는 뜻으로, 그 내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_62쪽 중에서

뇌경색과 뇌출혈, 이 둘의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를 비교하면 지금의 뇌경색보다 그때의 뇌출혈이 20배 이상, 30배 가까이나 높았다. 70년대 전반까지는 뇌출혈이 뇌경색의 수를 항상 앞질렀다. 그때는 뇌출혈이 왜 그렇게 많았던 걸까? 많이 거론되는 이유가 염분의 과잉 섭취와 고혈압의 방치다. 그 당시는 염분 함량이 높은 음식 섭취가 잦았고 고혈압이 있는데도 치료하지 않고 그냥 두는 경우가 매우 흔하였다. 바로 이것들이 뇌출혈 사망률을 높였던 것도 사실이지만 좀 더 파고들면 단백질 부족 역시 무시 못할 큰 원인이었다. 혈관의 재료인 단백질이 부족해서 혈관의 벽 그 자체가 약했던 것이다.
_75쪽 중에서

‘숨겨진’이라고 하면 심부전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요양 지원, 요양 보호 등급을 받게 되는 원인 상위 3위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지금까지 설명했던 질병이나 장애 다음으로 많은 것이 바로 이 심장병이다. 앞의 1장에서 돌연사의 원인으로 가장 많은 것이 심장병이라고 했었다. 심장의 기능이 떨어져서 전신으로 충분한 혈액을 보낼 수 없는 ‘심부전’은 갑자기 강력한 증상이 나타나면서 돌연사하는 경우도 있는 한편 증상이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급성 심부전은 강한 통증을 동반하므로 알아차리지 못할 수가 없지만, 만성 심부전의 경우는 진행이 느려서 증상이 확연히 나타나지 않는 만큼 그냥 컨디션이 나쁜가 하며 지나치기 쉽다.
_88쪽 중에서

따뜻한 ‘온(溫)우동’ 말고 차가운 ‘자루우동’, 갓 지은 밥 말고 찬밥이 좋은 이유는 우동이나 밥에 포함된 전분의 일부가 저항성 전분으로 바뀌어 식이섬유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럼, 식이섬유가 좋다는 말일까? 그렇다. 식이섬유는 ‘100년 혈관’에서 빠질 수 없는 영양소다. 식이섬유에는 ‘불용성 식이섬유’와 ‘수용성 식이섬유’의 두 종류가 있다. 둘 다 중요하지만, 혈관 관리 차원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수용성 식이섬유다. 물에 녹는 수용성 식이섬유는 식품의 수분을 흡수해서 묵직한 젤리 같은 상태가 된다. 그래서 위장 속을 천천히 통과하므로 위(胃)에 머무는 시간이…
_115쪽 중에서

색이나 냄새 또는 매운맛, 쓴맛 등으로 특유의 성질을 나타낸다. 이 파이토케미컬에는 항산화 작용도 있어서 우리가 섭취하면 노화에 관여하는 활성산소를 억제할 수 있다. 활성산소에 대해서는 1장에서 언급한 후 오랜만인데, 호흡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온 산소의 일부는 활성산소라는 산화력이 매우 높은 산소가 된다. 그래서 모든 사람은 활성산소를 완전히 없앨 수 없다. 이렇게 표현하면 활성산소의 해로움에만 주목하기 쉬운데, 활성산소는 우리 몸에 들어온 외부 침입자들을 해치우는 면역 반응의 무기로써 사용되는 등 어느 정도는 긍정적인 역할도 수행한다. 단, 너무 증가하면 체내의 세포를 손상시킨다. 혈관에서 동맥경화가 진행되는 과정에도 활성산소가 관련되며 암 발생, 피부 주름 같은 피부 노화에도 활성산소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 몸에는 원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소가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 기능이 떨어진다. 나이가 들면 노화가 진행되는 것이 당연하겠으나 인생 100세 시대를 보다 건강하고 활기차게 보내려면 줄어든다.
_139쪽 중에서

갈색지방세포는 아기일 때는 많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줄어들다가 40세를 넘으면 급감해서 60세가 되면 거의 없어진다고 한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수록 점점 ‘지방이 타지 않는 몸’이 되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개인차가 크다. 나는 먹으면 먹는 대로 살이 찌는 타입인데 아내는 먹어도 살이 그리 찌지 않는다. 그리고 같은 공간에 있어도 아내는 ‘덥다’고 말할 때가 많은데, 그럴 때 등을 만져보면 따끈하다. 갈색지방세포는 쇄골이나 견갑골 주변에 있으므로 아내는 분명히 갈색지방세포가 많을 것이다. 예전부터 똑같이 먹어도 그리 살찌지 않는 아내가 부러웠는데, 그 큰 원인이 갈색지방세포에 있던 거로구나 하고 최근에서야 끄덕이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정말 중요하다. 대부분 사람은 60세가 되면 갈색지방세포가 거의 사라지지만 어떤 자극으로 인해 보통의 백색지방세포가 갈색지방세포처럼 지방을 분해해서 연소시키는 일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러한 변신을 ‘베이지화’라고 하며, 베이지화된 백색지방세포를 ‘베이지지방세포’라고 부른다. 즉 중성지방을 흡수한 백색지방세포에서 지방을 연소하는 베이지지방세포로 변신한다는 것이다.
_165~6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