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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초는 글리시리진(glycyrrhizin)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장기 투여하면 가성알도스테론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혈압이 오르고, 혈청 칼륨이 감소하며, 하지가 붓습니다. 감초의 하루 용량이 2.5g 이상이면, 약사로부터 감초 용량 확인 전화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병원에서 작약감초탕을 하루 3회 복용하는 방법으로 수년간 처방받아 왔음에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환자를 여러 명 만났습니다. 작약감초탕은 구성 약재가 2종류로 막연히 투여하면 내성이 생기고, 가성알도스테론증이 발생할 위험성도 있습니다. 한방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처방한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지만, 아쉽게도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_20쪽 중에서 잘 아시다시피, 신장질환은 현대의학으로도 근치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장기간 질환이 지속되다 보면 다질환병존 상태(multimorbidity)에 이르게 되고, 다양한 증상과 주관적 호소가 나타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양의학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약물을 처방하게 되는데, 그 결과 다약제사용(polypharmacy)에 쉽게 빠지게 되며, 의료비 역시 증가하게 됩니다. 반면, 한방약 치료는 여러 증상에 대해 일반적으로 1종 또는 상성이 잘 맞는 2종의 처방만으로도 대응이 가능합니다. 즉, 다양한 증상에 대해 1~2종의 한방 엑스제제로 치료가 가능하므로, 다약제사용을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_31쪽 중에서 아울러 말기 신부전 환자에서는 신장에서의 인 배설 저하 및 비타민 D 활성화 장애로 인해 고인산혈증이 일어나고, 이는 골-미네랄 대사 이상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체내 인 축적은 이소성 석회화의 진행을 촉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식품 중 인은 단백질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단백질은 신체에 필수적인 성분이기도 하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를 유지하면서도 체내 인 흡수를 억제하기 위해 인흡착제 투여가 다수의 환자에서 필요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투석 환자의 고령화와 함께 노쇠(frailty), 근감소증(sarcopenia), 저영양 또는 소모성 질환 상태에 놓인 환자의 비율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영양 및 소모 상태는 생존율, 삶의 질, 건강 수명 단축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식이요법(영양상태 개선)과 운동요법이 권장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이 근본적 대책은 아니므로, 이 영역에 한방치료가 개입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_43쪽 중에서 저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독학으로 한방약이나 침구 관련 서적을 탐독하던, 조금은 특이한 학생이었습니다. 동양의학에는 큰 흥미를 갖고 있었지만, 의사가 된 이후에는 한동안 한방의 세계와는 거리를 두고 지냈습니다. 1990년대 초반, 제가 다녔던 니혼의과대학에는 입학 당시 일본중의학연구회가 활동을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아무도 없는 낡은 동아리방을 찾아갔더니, 오래전 선배들이 남긴 한방약 관련 공부 자료가 가득 남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니혼의과대학은 와타나베 주로 선생(1872–1916)과 오쿠다 겐조 선생(1884–1961)을 비롯한 일본 한방의학계의 선구자들, 그리고 메이지·다이쇼 시대의 개업의들을 다수 배출해 온 도쿄의학교 및 세이세이가쿠샤를 모체로 하여,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사립 의과대학 중 하나입니다. 덧붙이자면 세이세이가쿠샤는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을 모두 열정적으로 가르친 학교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졸업 후에도, 당시 대학병원에서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한방약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의사가 거의 없었고, 젊은 의사들을 위한 한방약 스터디 모임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 후 근무하게 된 의료기관에서는 수많은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서양의학의 한계를 체감하게 되었고, 다시금 한방약을 손에 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한방의 대가인 미우라 다츠미 선생과 야마다 히로시 선생의 진료에 배석할 기회를 얻게 되면서, 한방 전문의 자격 취득을 목표로 본격적인 연구 수련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_48쪽 중에서 서양의학에서는 ‘생기가 부족한 상태’ 즉 ‘허약’ 상태에 대한 병태 개념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노쇠에 대한 약물요법이 없습니다. 반면 한방의학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허증(虛證)’으로 인식하며, 미병(未病)의 영역으로 다루어 치료해 왔습니다. (전)노쇠 단계에서부터 한방약을 활용하면 간호·간병이 필요한 상태로의 진행을 방지할 수 있고, 건강수명을 연장하며, 의료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_56쪽 중에서 심부전 환자에게 사용 가능한 대표적 한방 이수제로는 우차신기환, 목방기탕, 오령산 등이 있습니다. 이 중 우차신기환은 ‘하지부종을 동반한 고령자 심부전’이라는 임상 상황에 가장 잘 부합하는 처방입니다. 이러한 한방약은 이뇨제와 달리 전해질 이상이나 신기능 저하 같은 부작용이 거의 보고되지 않으므로, 심부전의 표준치료에 보완적으로 한방약을 병용… _73쪽 중에서 저는 과거 소량의 아코니틴(aconitine, 부자(附子)에 함유된 독성 성분)을 ‘수치(修治, 독성 경감 처리)’를 거친 상태에서 장기간 동물에게 장기 투여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독성(특히 치명적 부정맥을 유발하는 주로 심장 독성)이 점차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고한 바 있습니다. 강력한 독성을 가진 아코니틴계 알칼로이드(aconitine alkaloids)를 극소량 투여한 동물실험에서, 일부 개체는 급성기 독성 반응으로 급사했지만, 반복 투여를 견뎌낸(생존한) 개체에서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급성 중독 증상이 점점 경미해 지는 경향이 관찰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부자를 함유한 한방약을 복용한 환자에서 두근거림 등 부자 특유의 자각증상이 초기에 나타나다가, 복용을 지속하면 점차 이러한 증상이 사라진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물론, 과거 기술적 문제로 수치 과정이 불충분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러한 기록을 그대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제 연구 결과와 비교해 생각해 보면 흥미로운 시사점이 있습니다. 물론, 현재 한방 제제에 사용되는 부자는 철저히 수치 과정을 거쳐 독성 성분 함량이 최소화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통상적인 한방 엑스제제 복용 시 부자 독성으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 발생 위험은 극히 낮습니다. 저 역시 임상에서 다수의 환자에게 부자 함유 한방약, 심지어 부자 가루를 2배 용량으로 처방해 본 경험이 있으나, 현재까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부작용은 발생한 적이 없습니다. _96쪽 중에서 복부팽만감이 지속되면 복부 CT나 X-ray 검사가 필요합니다. 폐색성 병변이 있으면 외과수술을 검토해야 하며, 연동 저하로 인한 마비성 폐색까지 아니지만, 대변·가스 저류가 있는 경우는, 수술 후 마비성 장폐색 예방이나 장관 내 가스가 쌓여 있는 상태의 변비 대책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건중탕을 사용합니다. 대변 배출을 촉진하기 위해 양약 하제나 대황 함유 한방약을 병용하기도 합니다. _140쪽 중에서 요로결석 산통발작으로 몸부림 치며 정신을 잃을 듯 고통스러워 하는 환자에게는 부틸스코폴라민, NSAIDs 등의 진통제와 함께 한방약을 병용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양측 ‘지실(志室)’ (요추 극돌기에서 가쪽으로 약 4횡지, 허리가 잘룩한 라인 부위)을 10초간 강하게 압박하는 지압요법을 시행하면 자율신경을 자극하여 신우·요관 평활근을 이완시켜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_152쪽 중에서 가미소요산 장기 투여가 기본이지만, 집착 성향이 심하면 여신산, 초조·불안이 심하면 억간산 또는 억간산가진피반하로 전환합니다. 장기간 한 처방을 지속 복용하게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런 환자의 경우 약제 변경을 요구하며, 의사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순환(rotational) 처방 전략을 사용하고, 마지막에는 다시 가미소요산으로 복귀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_183쪽 중에서 하지만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작약감초탕을 투여해도 효과가 없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투석 환자의 다양한 합병증에 오령산을 폭넓게 사용하는데, 제수곤란증(체액 제거 곤란)이나 근경련에 대한 오령산의 임상효과를 다수례에 기반하여 분석한 보고는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이에 필자는 유지 혈액투석 환자의 체내 상태를 ‘수분 불균형(수체)’으로 보고, 오령산을 적용한 임상연구를 시행하였습니다.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본원 외래에서 만성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 120명 중, 주1회 이상 투석 중 하지 근경련이 발생하고 기존의 서양의학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제수곤란증이 지속… _202쪽 중에서 |